집 근처에 N복싱이라는 복싱클럽이 있습니다. 지나 다니면서 간판만 보고 지나쳤는데, 작년 겨울 도저히 회사 출근을 못할 정도로 체력이 떨어져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찾아갔습니다. 벌써 10개월이 지났는데, 50대인 제가 복싱클럽 다니면서 건강을 회복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복싱클럽을 다니기로 결심한 이유
저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둘 다 탁구를 좋아해서 근처 탁구장에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탁구장이 문을 닫아서 한동안 운동을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딸이 중학교 졸업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단기간 집중적으로 다이어트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고민을 하던 중 딸이 복싱클럽에 가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복싱이 다이어트에 최고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것 같았습니다. 때마침 저도 걸어 다니는 것이 힘들 정도로 체력이 악화된 상태였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오른쪽 무릎이 시큰거렸고, 옷을 입을 때 왼쪽 어깨를 위로 들지 못했고,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는 오랜 회사생활의 고질병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활력이 크게 떨어졌는데 아침에 눈을 떠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때 정말 돌덩이처럼 변한 몸을 구부리느라 아침마다 전쟁입니다.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지하철 역까지 걸어오면 조금 몸이 풀리고, 회사에 도착하면 다시 파김치가 됩니다.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집에 오면 그대로 몸이 무너져버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고, 갖가지 영양제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복싱클럽에 나가기 몇 개월 전부터 영양제를 5종류를 먹기 시작했지만, 몸의 큰 변화는 못 느끼고 있었고, 보약을 한 재 지어 먹어야 하나 고민하던 중이었습니다.
처음 복싱클럽에 가서 관장님과 상담을 할 때 체력이 너무 안 좋아서 왔으니 너무 심하게 가르쳐주시지 말고, 복싱 코칭보다 몸 관리를 먼저 부탁 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관장님은 제 부탁과 무관하게 첫 날부터 숨이 넘어갈 정도로 푸시를 하셨습니다. 딸은 에너지가 넘치는 중학생이라 즉시 적응했는데, 역시 나이는 무시할 수 없겠다 싶었습니다.
이렇게 딸과 저의 니즈가 딱 맞아 떨어져 복싱클럽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등록할 때 힘들면 금방 그만둘 것 같아서 각자 1개월씩 만 등록했는데, 2개월 동안 배워보니 할만 해서 그 이후는 3개월 단위로 등록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벌써 11개월차가 되었으니 이번에 갱신하면 1년이 넘게 됩니다.

복싱으로 건강 회복하기
복싱을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하게 되면 아무리 바닥까지 내려간 체력도 회복이 됩니다. 운동의 메커니즘을 보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복싱에 대해 인터넷에서 찾아 보면 가장 에너지 소모가 많은 운동 상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힘든 운동이란 의미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저질 체력 아저씨가 10개월이 넘게 복싱클럽을 다닐 수 있었던 이유는, 복싱클럽의 운동루틴이 혼자서 하도록 짜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든지 관장님께 도움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1:1 코칭 시간 외에는 혼자서 알아서 운동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초반에 익힌 루틴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트레칭 체조를 5분간 하고, 줄넘기를 5~6분 하면서 워밍업을 합니다. 그리고, 관장님께 순서대로 1:1 코칭을 받습니다. 코칭 시간은 약 10~15분 정도입니다. 자세와 펀칭기술, 쉐도우 복싱을 함께 연습합니다. 그 이후는 주로 개인별 체력 단련인데, 어떤 분은 샌드백을 치기도 하고, 어떤 분은 민첩성 훈련을, 어떤 분은 근력 운동을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윗몸 일으키기와 런닝 등 체력 훈련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정리 운동은 줄넘기 3분입니다.
이 패턴으로 운동을 하면 60~90분이 소요되는데, 잠시도 몸을 쉬지 않고 계속 움직이게 됩니다. 집에 돌아갈 때는 무릎이 후들거리고, 온 몸이 땀에 젖어 있습니다. 초반 몇 개월은 집에 돌아가 샤워를 하면 그대로 잠이 들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제 몸이 못 견딜 것 같으면 조금씩 눈치를 보면서 쉬엄쉬엄 했기 때문에 병이 안 났던 것 같습니다. 관장님이 시키는 대로 다 했다면 아마도 극심한 근육통에 가뜩이나 안 좋은 몸이 더 나빠졌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방식으로 가끔은 열중해서, 가끔은 쉬엄쉬엄 따라가면서 운동을 지속했는데 6개월차가 되면서 몸에 힘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체력이 바닥까지 내려갔다 싶었을 때 작심을 하고 운동을 하면 6개월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물론, 이 기준은 저와 같은 50대 중년 기준입니다.
모든 코스가 유산소 운동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군살이 빠지는 것은 부수적인 효과이고, 더 이상 살이 찌지 않는 몸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저녁 식사가 자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개월 간 전혀 뱃살이 늘거나 컨디션이 망가지지 않았던 것은 복싱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내가 느끼는 복싱의 효과
복싱은 일주일에 2~3회를 합니다. 회비는 월 10만원 정도하는데, 매일 나가도 상관 없습니다. 저도 매일 나가고 싶은데, 지금 저의 상태를 보았을 때 하루 이틀 쉬고 나가는 것이 체력회복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서 1~2일 여유를 두고 나가는 중입니다.
먼저, 오른쪽 무릎 통증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제가 개인 훈련으로 빨리 걷기를 했는데, 처음에는 무릎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시큰거리지도 않고 안 아픕니다. 이 통증이 어쩌면 운동 부족 때문에 연골이 약화되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운동을 하면서 겸사겸사 무릎 연골에 좋다는 MSM영양제를 먹었는데, 시너지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왼쪽 어깨 통증은 여전히 아프지만, 통증이 약화되어 팔을 머리 위까지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복싱을 배우면서 펀치를 계속 내지르는 동작을 하면서 어깨가 많이 강화가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무릎, 어깨, 허리 등 모든 신체 기능이 개선되었는데, 아마도 복싱이라는 운동의 특성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기본적으로 유산소 운동으로 모든 코스가 구성되어 있어 심폐기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스텝과 펀칭으로 신체의 각 기능을 짧은 시간 안에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어 있어 기존에 사용을 하지 않아 퇴행성 통증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개선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복싱은 심장과 폐를 비롯한 온몸의 근육을 모두 사용하게 하는 운동입니다. 때문에 저와 같이 나이가 들도록 사무실에 박혀 운동 부족으로 신체 능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는 특효약인 것입니다. 요즘에는 관장님과 함께 런닝에 관심이 높아져 체육관에 가면 기본적으로 5킬로미터를 뛰고 시작합니다.
달리기에 대한 책을 2권 읽었는데, 40분 이상 뛰면 유전자의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고, 죽어가는 세포를 새로운 세포로 교체하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호르몬 분비까지 완벽한 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벌써 두달째 복싱클럽에 갈 때마다 40분 씩 런닝을 하고 복싱을 시작합니다.
이미 10개월을 했으니 앞으로 더 오래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다양한 운동이 있지만, 50대에 들어서 복싱을 알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장기적으로 제 건강을 지켜줄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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